[학폭위 조치 없음] 가해학생으로 신고됐어도 처분받지 않는 경우와 판단 기준
1. 신고됐다고 바로 가해학생은 아닙니다
학폭위 조치 없음을 알아보는 부모님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황에서 상담을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아이는 상대방을 때리거나 괴롭힌 적이 없다고 하고, 신고 내용은 자녀가 들려준 이야기와 전혀 다른 경우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합니다. 아이가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학교폭력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부터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과 실제 학교폭력으로 인정돼 가해학생 조치를 받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과정이 있고, 서로의 이야기가 다르다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함께 보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우리 아이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다”라고 대응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 학생은 맞았다고 하는데 자녀는 말다툼만 했다고 한다면 쟁점은 단순합니다. 실제 신체 접촉이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가 봐야 할 것도 사건 당일입니다. 어디에서 다툼이 시작됐는지, 그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두 학생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신체 접촉을 직접 본 사람이 있는지부터 하나씩 맞춰보는 편이 낫습니다.
학교폭력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학교 안팎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행이나 협박, 모욕, 강요,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경우 학교폭력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친구끼리 다퉜다는 사실만으로 신고된 모든 행동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학생들 사이의 사건은 양측 설명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하고 다른 쪽은 서로 언성만 높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 설명이 당시 상황에 더 들어맞는지 자료와 주변 정황을 함께 놓고 보게 됩니다.
여기서 학교장 자체해결과 조치 없음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안이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학교장 자체해결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심의 과정에서 신고된 학교폭력이 인정되지 않거나 가해학생에게 조치를 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이와 다른 문제입니다.
자녀가 억울하게 신고됐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선처를 구할 것이 아니라 신고된 행동이 실제 있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2. 학폭위는 무엇을 보고 판단할까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두 가지를 나눠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신고된 행동이 실제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봅니다. 그다음 학교폭력이 인정된다면 가해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판단하게 됩니다.
이 둘을 섞어서 대응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령 자녀는 상대방을 때린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하는데 부모가 낮은 처분을 받으려고 서둘러 사과문이나 반성문부터 준비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CCTV나 주변 학생의 진술을 통해 행동이 확인되는데도 끝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사건 이후 태도를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인정된 경우 가해학생 조치를 정할 때는 사건의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에서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와 선도 가능성, 양측의 화해 정도,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말다툼이나 신체 접촉이라도 사건의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한 번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인지, 특정 학생을 상대로 행동이 계속됐는지, 상대방이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이어졌는지, 피해 정도는 어떠한지 등을 사건별로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증거가 없으면 조치 없음이 나온다”거나 “한 번 욕한 것은 학교폭력이 아니다”라고 미리 결론을 내리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명확한 영상이 없더라도 양측 진술과 목격자 이야기, 사건 전후 메시지 등 여러 정황을 통해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고 내용이 구체적이라고 해도 다른 자료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지점을 따져볼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모님들이 처분 수위부터 걱정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호 이상이면 무조건 특정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식으로 단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조치별 기록 기준과 대학별 반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녀가 하지 않은 행동까지 신고된 사건이라면 처분을 낮추는 방법을 찾기 전에 그 행동이 있었다는 전제 자체가 맞는지부터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3. 조사 전 어떤 자료를 챙겨야 할까
학교폭력은 교실이나 복도, 운동장처럼 CCTV가 사건 전체를 담기 어려운 곳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연락을 받은 뒤 “영상이 없으니 결국 상대방 말만 믿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상이 없다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의 이야기나 사건 전후 카카오톡, 문자, SNS 대화처럼 주변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목격자가 있다고 해도 누구의 말이든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에 함께 있었던 학생인지, 실제 폭행 장면을 눈으로 본 학생인지, 나중에 친구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학생인지부터 다릅니다. 당시 어느 위치에 있었고 어떤 장면까지 봤는지가 오히려 중요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에게 유리해 보이는 한두 문장만 캡처해 놓기보다 사건 전후 대화를 그대로 보존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앞뒤 내용을 함께 봐야 그 문장이 어떤 의미로 오간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학생이 사건 이후에도 평소처럼 대화를 나눴다는 자료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폭행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른 정황과 함께 당시 관계를 살펴보는 자료로 활용될 여지는 있습니다.
사건이 시작된 이유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다른 친구의 싸움을 말리다가 언쟁에 휘말린 것인지, 이전부터 두 학생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지, 특정 행동이 먼저 있었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에 따라 같은 장면도 맥락이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자료를 많이 모으는 데만 집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폭행을 주장한다면 폭행 여부를 확인할 자료가 먼저이고, 욕설이 문제라면 실제 어떤 말을 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신고된 내용과 직접 관계없는 자료를 잔뜩 제출하면 정작 설명해야 할 부분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뒤 신고 내용과 하나씩 비교해 보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비교적 선명해집니다.
4. 폭행 혐의 벗고 조치 없음 받은 사례
이번 사건의 학생은 중학생이었고 신고한 학생과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문제가 생긴 날에도 처음부터 두 사람이 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대 학생이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의뢰인이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언쟁이 시작됐습니다. 서로 목소리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의뢰인은 상대방을 때리거나 욕설을 한 사실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신고됐고 관련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녀는 계속 폭행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상대방에서는 피해를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억울하다는 주장만 앞세우기보다 그날 있었던 일을 다시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먼저 당시 언쟁을 지켜본 학생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은 있었지만 의뢰인이 상대방을 직접 폭행하거나 욕설을 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갈등이 시작된 이유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당시 상대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학생의 진술을 통해 의뢰인이 이유 없이 시비를 건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말리기 위해 개입했다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사건 이후 두 학생이 나눈 메시지도 확인했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관계와 사건 이후 대화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고, 신고 과정과 관련해 상대 학생이 보낸 메시지 역시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했습니다.
한 가지 자료만으로 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의 진술, 언쟁이 시작된 경위, 사건 당시 상황, 사건 이후 대화 내용을 함께 정리하면서 상대 학생이 주장하는 폭행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따져봤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가해학생 조치 없음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만으로 나온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실제 언쟁이 있었다는 점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상대 학생이 주장한 폭행은 없었다는 점을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의 진술과 사건 전후 정황, 두 학생이 나눈 대화 내용을 통해 구체적으로 소명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말다툼이 있었다는 사실과 폭행이 있었다는 주장을 따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까지 인정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확인되는 행동까지 무조건 부인하는 것도 좋은 대응이 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가해학생으로 신고된 직후에는 서둘러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반성문부터 작성하기보다 신고 내용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자녀가 인정하는 부분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부분을 나누고,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학폭위 조치 없음을 다투는 사건이라면 결국 사실관계가 핵심입니다. 억울하다는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신고 내용과 실제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조사 초기부터 이 부분을 분명하게 정리해 두어야 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가해학생 조치를 받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