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형사고소] 사이버성폭력 피해학생 보호부터 딥페이크 사진 유포 직후 부모 대응 가이드
1. 피해 사실을 발견한 직후, 삭제보다 증거 보존이 먼저입니다
사이버성폭력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형태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체채팅방에서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성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은 경우도 있고, 실제 사진을 성적인 이미지와 합성하거나 불법촬영물을 다른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학교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폭력과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성폭력과 사이버폭력 등을 학교폭력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얼굴이나 신체 등을 성적인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영상 등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제작하거나 반포하는 행위도 사이버폭력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가 사건을 알게 됐을 때 이미 자료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경우입니다. 피해학생이 충격을 받아 대화방을 나갔거나 친구에게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하면서 원본을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단체채팅방에서 발견했다면 문제의 사진 한 장만 캡처하기보다 게시된 날짜와 시간, 게시한 계정, 대화방 참여자와 앞뒤 대화가 확인되는 자료를 함께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학생이 해당 이미지를 다시 전달한 정황이 있다면 최초 제작·게시와 재유포를 구분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합니다.
그렇다고 피해학생에게 사진을 계속 찾아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가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대신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사건을 알고 있는 교사나 학생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거를 확보한다는 이유로 주변 학생들에게 문제의 이미지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추가 복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가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기록해 둘 수 있습니다. 사건 이후 학교에 가기 힘들어하거나 수면, 불안 등의 문제로 상담이나 치료를 받았다면 관련 기록은 피해 정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소에 사용할 자료를 만들기 위해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에게 실제 필요한 보호와 치료를 우선해야 합니다.
2. 학교폭력 신고와 형사고소, 하나만 선택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피해학생 부모가 자주 고민하는 것이 학교에 먼저 알려야 하는지, 경찰에 바로 신고해야 하는지입니다.
학교폭력 절차와 형사절차는 목적이 다릅니다. 학교에서는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조치 등을 다루게 되고, 형사절차에서는 구체적인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수사를 통해 확인합니다. 그래서 한쪽 절차를 진행했다고 다른 쪽을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반대로 학교에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알렸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건에서 곧바로 경찰수사가 자동으로 시작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사건의 내용과 적용되는 법률, 신고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형사절차를 검토할 때는 사이버성폭력이라는 표현 하나보다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단체채팅방에서 성적인 말을 한 사건, 피해학생의 얼굴을 성적인 이미지와 합성한 사건, 실제 불법촬영물을 보관하거나 유포한 사건은 각각 검토해야 하는 법적 쟁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누가 제작했는지,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피해학생을 식별할 수 있는지, 실제 촬영물이 존재하는지 등 사건별 사실관계를 먼저 나눠봐야 합니다.
가해학생의 나이도 확인해야 합니다. 만 14세 미만은 형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은 사안에 따라 소년법상 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소년보호처분 역시 곧바로 소년원에 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보호자 감호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가해학생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미리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가해학생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를 확인하는 것과 별개로 현재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절차를 진행한다면 피해학생에게 필요한 상담이나 치료 등의 보호조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사진이 퍼진 사건은 추가 유포와 2차 피해까지 살펴야 합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에서 부모가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사진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학급 단체채팅방 한 곳에서 발견됐지만 누군가 이미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했을 수 있고, 다른 대화방이나 SNS로 옮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자료는 복제와 재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초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고소를 준비하면서 최초 제작자와 최초 게시자만 확인하지 말고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재전송 정황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유포된 촬영물이나 합성물의 삭제지원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는 사이버폭력으로 촬영물·영상물 또는 합성물 등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돼 피해를 입은 학생이 국가에 삭제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이어지는 2차 피해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사건을 알게 된 다른 학생들이 피해학생에게 사진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꺼내거나 소문을 퍼뜨리고, 신고 이후 가해학생이나 주변 친구들이 연락해 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절차에서는 피해학생을 위한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 및 요양 등의 보호조치를 검토할 수 있고,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접촉 역시 포함됩니다.
가해학생 측에서 사과나 합의를 요청해 오는 경우에는 피해학생의 의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형사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합의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합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형사절차가 당연히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피해학생이 원하는 사과와 재발 방지 방식은 무엇인지, 추가 유포를 막기 위해 확인해야 할 내용이 있는지, 손해배상까지 함께 논의할 것인지 등을 사건에 맞게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접 연락 자체가 피해학생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면 무리하게 가해학생과 대면하거나 연락할 필요도 없습니다.
4. 단톡방에 퍼진 딥페이크, 피해학생 측에서 형사절차와 합의까지 진행한 사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친구들이 사용하는 단체채팅방에서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성적인 사진을 발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학생은 사진을 확인한 뒤 교사에게 사실을 알렸고 부모님도 사건을 알게 됐습니다. 부모님은 처음에는 사진을 만든 학생에게 강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현재 확인되는 자료를 확보하고 추가 피해를 막는 일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단체채팅방에서 사진이 처음 올라온 시점과 게시 계정을 확인하고 당시 전후 대화를 정리했습니다. 다른 학생에게 다시 전달된 정황도 살펴보면서 누가 제작과 유포에 관여했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피해학생이 사건 이후 겪은 어려움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과 심리적 피해가 이어졌고 실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토대로 피해 정도를 설명했습니다.
형사절차에서도 단체채팅방 자료와 피해 내용을 제출하면서 이미지 제작과 유포 경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학생이 직접 사진을 반복해서 확인하거나 친구들에게 유포자를 찾아다니도록 하지 않고, 부모님이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이후 가해학생 측에서 합의를 요청해 왔습니다. 피해학생과 부모님은 단순히 금액만을 기준으로 결정하지 않고 추가 유포에 대한 우려와 피해 회복에 필요한 내용을 함께 검토한 뒤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사용자가 제공한 사건 내용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가해학생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됐고 피해학생 측도 합의금을 지급받았습니다. 다만 딥페이크 사건이라고 해서 동일한 형사처벌이나 일정한 수준의 합의금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해학생의 연령과 구체적인 행위, 제작물의 내용, 유포 범위, 피해 정도와 적용 혐의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학생 부모라면 합의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부터 알아보기보다 피해 이미지가 더 퍼지지 않도록 하고, 학교에서 2차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문제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알게 된 순간 부모에게는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생깁니다. 경찰 신고를 해야 하는지, 학교에는 무엇을 요청해야 하는지, 사진을 어떻게 지워야 하는지, 아이가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을지 하나씩 판단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증거 보존 → 제작·유포 경위 확인 → 학교에서의 피해학생 보호 → 학교폭력 형사고소 검토 → 삭제지원과 추가 유포 방지 → 치료와 피해 회복 → 합의 여부 결정처럼 순서를 나눠 접근하는 편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피해학생이 같은 사진과 대화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증거를 모으도록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 해결에 필요한 부분은 보호자가 함께 정리하고, 학교생활과 심리 상태까지 살피면서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학교폭력 형사고소의 목적 역시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성폭력 피해 이후 학생이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합니다.